작가: 유충헌 (스케이프360 / scape360@gmail.com)

식물은 새싹을 틔움으로써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다. 그리고 스스로 성장을 하며 다시 낙엽을 떨어뜨려 대지의 자양분을 만들어서 또 다른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이러한 식물의 자생과 공존의 능력이 식물이 갖는 가장 위대한 힘이 아닐까?

이 작품은 잎의 일생을 통해 자연의 순환 이치를 깨닫고 혼자 도드라지는 것이 아닌 여럿이 함께 공존하는 자연의 섭리를 이파리의 형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품의 전체적인 색감은 바닥에 떨어져 흙에 묻혀있는 낙엽을 연상케 하는 갈색 톤으로 계획했고 부패하는 모습은 부식 철판의 입면을 통해서 구현하였다. 잎맥의 순환을 형상화한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잎맥 그늘이 바닥에 투영되는 중심부에 이르게 되고 이곳에 잠시 쉬어가며 ‘이파리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